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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지도연구원

대전청소년

2021년 봄호
청소년이 힘들 때
국번없이 13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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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을 나선 청소년

본문

우리 모두 다함께
이재윤
대전복수고등학교 2학년
이재윤

<도솔 청소년 문화의 집>
우물을 나선 청소년

내가 청소년 참여위원회 활동을 한 지 어느덧 2년이 훌쩍 지나갔다. 집에서 혹은 학교에서 책상에 앉아 교과서 속 줄글로만 세상을 바라보던 나에게 청참위로 활동한 2년은 많은 변화가 일어난 시간이었다. 나는 우물 안 개구리와 다를 바 없는 학생일 뿐이었다. 올바른 대한민국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 싶다는 마음으로 항상 희망 진로를 적는 칸에는 법조인을 꼬박 꼬박 적어왔었다. 말로만 정의를 쫓고, 입에만 올바른 세상으로의 변화를 담고 말이다.
이제 막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을 준비할 무렵이었다. 고등학생 때 할 수 있는 활동에 온 신경이 집중되었을 때였다. 딱 그 무렵, 도솔 청소년 문화의 집을 알게 되고 서구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모집하고 있다는 소식도 들었다. 처음으로 겪었던 고등학생이라는 압박감에 무엇을 해야 좋을지 막막할 때, 이 활동만은 꼭 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구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지원 서류를 접수하려다보니 나는 청참위에 대해 아무런 배경지식조차 가지고 있지 않았다. 적어도 지원 전에는 청소년 참여위원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는 당연히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 인터넷에 청소년 참여위원회를 검색하여 찬찬히 살펴보았다. 검색 결과엔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한 나이의 청소년들이 제안한 여러 정책들이 나왔고, 그들이 한 활동들에 대한 글도 많이 보였다. 이러한 내용을 바탕으로 지원서에는 내가 당시에 필요성을 느낀 청소년을 위한 정책을 적었다. 내가 적은 내용은 ‘청소년들을 위한 문화공간, 소통 공간 조성’과 관련한 내용이었다. 학교 축제 준비의 불편함을 겪은 직후라 청소년을 위한 공간의 필요가 절실했던 것 같다. 당시의 불편함으로 막연하고, 두서없는 제안을 내보였었다. 내가 살면서 처음으로 생각하고 작성해본 정책안이었다. 정책안이라고 하기엔 보잘 것 없었지만 이것이 청소년 참여위원으로서의 시작이었다.
청소년 참여위원회 첫 오리엔테이션 시간이었다. 도솔 청소년 문화의 집에는 처음 방문해 볼뿐더러 다양한 나이, 여러 학교에서 온 청소년들을 만난다는 게 너무 어색하기만 했다.
조용히 옆 친구에게 가벼운 한 마디만 붙이고 지도자 선생님께서 하시는 말씀을 들었다. 선생님께서는 본격적으로 청소년 참여위원회가 무엇인지 이들이 하는 일은 무엇인지에 대해 설명을 해주셨다. 지도자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청소년이 제안하는 정책이 가까운 행정기관에 전해 닿을 수나 있을지 의문이 들던 참이었다. 바로 그 때 선생님이 말씀해주셨던 초등학생들의 이야기는 방금 전 했던 나의 생각을 차마 잊어버리고 싶을 정도로 부끄럽게 만들었다. 이야기 속 초등학생들은 자신이 살던 동네 주변에서 동네의 사소한 문제점들을 찾아다니고 있었다. 그 학생들에게 학교 앞 과속 방지턱이 눈에 밟혔고, 곧 이어 학생들은 과속 방지턱의 높이를 재어보기까지 했다. 과속 방지턱의 높이는 역시 규정 사항보다 낮게 설치가 되어있었고, 학생들은 직접 찍은 사진과 자신들이 조사한 여러 내용을 제안서에 적어 제출했다. 그리고 그 학생들은 정말 학교 앞 과속 방지턱의 높이를 규정의 높이대로 높일 수 있었다.
이 사례를 듣고 나니 내가 청소년으로서 제안 할 수 있는 일이 생각보다 많을 것 같다는 기대가 생기고, 앞으로 제안해보고 싶은 정책이 하나 둘 씩 생각났다.
시간이 지나 다른 참여위원들과도 안면을 트고, 정책 제안대회를 준비했다. 대회 준비에 앞서 청소년 참여위원들의 여러 의견과 제안들을 들어보는 시간을 가졌었다. 내 의견을 남들 앞에서 말하기는 역시 쉽지 않았다. 지금 생각하고 있는 제안을 청소년들에게 말하기에 앞서, 나의 제안을 상대가 이해하고 납득하도록 말하려면 그만큼 내 머릿속에서 완벽한 내용이 갖추어져야한다는 부담감이 컸다. 내가 말할 순서가 다가와 부담감을 가득 떠안고 있던 그 말들을 내뱉고 나니 그때서야 깨달을 수 있었다. 내 의견에 다른 참여위원들과 지도교사 선생님께서 같이 공감해주고 함께 보완해나가는 그 편안한 분위기가 청소년들만이 모인 청소년 참여위원회의 가장 큰 장점이라는 것을 말이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청소년들의 시선으로 사회의 문제점을 바라보는 것은 청소년 참여위원회의 존재 이유이자 강점이다. 또한 이렇게 나온 청소년들의 의견은 그동안은 생각해 볼 수 없었던 사회의 문제를 정확히 짚곤 했다.
그렇게 무사히 정책 제안대회를 마치고, 그 직후 정말 많이 성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청소년 참여위원회에 대해 자부심도 많이 느꼈다. 우리 팀이 제안한 ‘장애 인식 개선프로그램’ 이라는 주제는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막연한 부분도, 어려움도 많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팀원 각각이 가지고 있던 경험과 생각이 합쳐지고, 전문가의 피드백을 통해 구체화되다 보니 막연한 정책보다는 정말 대전광역시 서구에서 실행되었으면 하는 좋은 정책이 완성되었다. 이것이 청참위에서 나의 두 번째 정책이었다.
v 직접적인 경험을 많이 쌓은 1년을 바탕으로 2020년에는 눈에 띄는 발전을 보인 해였다. 코로나로 인해서 더 많은 활동을 할 수 없었던 점이 너무 아쉽긴 했지만, 상황에 맞추어 또 다른 새롭고 뜻 깊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2020년에 나는 좀 더 주체적으로 나서는 ‘나’가 되어 활동했다. 이전 경험을 바탕으로 이 곳에서 만큼은 더 이상 두려움과 부끄러움을 가질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너무 감사하게도 내가 제안한 ‘로고젝터를 활용한 성범죄 예방’ 이 청소년 위원들에게서 좋은 반응을 얻어 직접 조장이 되어 순조로운 진행을 할 수 있었다. 정책 제안서를 작성할 때도 지난 경험을 바탕으로 더욱 완성도 있는 제안서를 작성하고 있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나 혼자 할 수 있었냐고 묻는다면 그 대답에는 역시 아니라고 답할 것이다. 나의 의견에 공감해주고 나와 함께 정책 내용을 꾸려갈 청소년들이 함께 있다는 것 뿐 만으로 큰 용기가 되고 의욕이 되었기 때문이다. 청참위에서 나의 세 번째 정책이었다. 앞서 말했듯 교과서로만 세상을 보고 책상에 앉아만 있던 나는 2년 동안 3가지의 정책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주체적인 청소년인 나에 대한 두려움을 떨치고 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행복과 소중함을 깨달았다. 이정도면 우물 안 개구리는 아닌 우물을 나선 개구리 정도는 될 수 있지 않겠는가? 청소년이라는 이유로 받아왔던 불편한 시선과 제약은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었다. 직접적인 불편함을 느끼진 않았더라도 ‘청소년이라’, ‘어리기 때문에’ 쉽게 나서지 못한 일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청소년의 불편함을 호소하고 국가를 상대로 제안할 수 있는 것은 대한민국의 청소년이라면 모두가 가진 권리이다. 그 권리가 멀게만 느껴진다면, 혼자 문제를 해결하기 두렵다면 또다른 청소년들과 함께 하면 된다. 청소년 참여위원회와 같은 청소년 참여 기구에는 청소년의 힘이 닿을 수 있는 데 까지 지역사회의 문제, 청소년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너와 그리고 나와 비슷한 청소년들을 쉽게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청소년이 이뤄낼 수 있는 것들은 많고, 청소년일 때만 얻을 수 있는 값진 경험들과 소중한 인연들은 너의 도전과 용기로 시작 될 것이다. 청소년, 바로 지금 세상으로 나서자! 파이팅
앞으로 진행될 활동이 정말 기대되고 무척 설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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